중견건설사 라인건설이 시공한 신축 아파트에서 부실시공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충남 내포 소재 이지더원1차 아파트의 하자발생에 따른 입주민들과 라인건설의 대립은 수년 째 지속되고 있다. 2년전 욕실 타일이 갑자기 떨어질 정도로 큰 하자가 발생했지만, 시공사는 하자보수를 차일피일 미루는 등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게 입주민들의 주장이다. 해당 건은 소송전으로도 번지고 있는 양상이다.
문제는 라인건설의 이지더원의 하자와 부실 논란이 충남 내포에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라 전국 곳곳에서 불거지고 있다는 점이다.
입주민들의 공통적으로 제기하고 있는 부분은 ‘시공사의 부실대응’ 등이다. 여러차례 민원을 넣었지만 침묵으로 일관하거나, 소송을 통해 자체적으로 해결하라는 등 시공사로써 책임감 있는 태도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준공 전 돈을 미리 다 내고 입주한 입주민들의 입장에선 전 재산이 걸려있는 문제라 아픔이 큰 것은 말할 나위도 없는 부분 일터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라인건설은 부실시공 논란이 자주 일어나는 근본적인 원인을 짚어보고 사후 대처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욕실 천장에서 타일 투하?…하자 보수 수년 째 답보
입주민 A씨는 “(2021년 5월) 1단지 890세대 중 640세대에서 욕실 벽면 타일이 깨지며 바닥에 떨어졌다. 수십 년 된 건물도 아니고 지은 지 5년도 안된 새 건물에서 이런 일이 발생했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고 성토했다.
당시 단지 바로 옆에서 2단지 공사가 진행되고 있었는데, 지반공사 중 발생한 진동 등의 영향인 타일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는 게 A씨의 설명이다.
제보자는 “이 정도 진동에 타일이 떨어질 정도면 명백한 부실시공”이라며 “만약 욕실에 사람이 있었다면 안전사고로 이어질 뻔했다”고 전했다.
문제는 시공사 라인건설이 하자보수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1년이 넘도록 하자 처리율이 46.7%에 그치는 등 보수 작업이 지지부진했기 때문이다.
결국 해당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는 지난해 12월 2일 라인건설에 신속한 하자 보수를 요청하는 공문을 발송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지난 12월 7일 라인건설은 입주자대표회의에 "내포1차 '하자보수에 갈음하는 손해배상 등 청구' 소송에 따른 감정서가 제출이 완료된 상황으로 금년 당사에서 타일보수가 완료된 세대에 대해 감정보완신청이 진행 중이다"라며 "이에 채권양도철회서 제출세대 중 미처리 세대에 대해 보수공사 진행 시 추가 감정보완신청이 어려운 사항으로 잔여세대에 대해서는 귀 단지 자체처리가 불가피한 사항임을 알려드린다"고 답변을 보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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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사실상 현재 진행 중인 소송을 통해 자체적으로 하자 보수를 해결하라는 취지로 해석된다.
입주자대표회의 측은 "라인건설 쪽에서 더이상 하자보수 처리할 의지가 없고 소송 판결 후 금전적으로 보상하려고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국 곳곳에서 하자 문제…예비입주자 입주 거부 사례도
라인건설은 이 아파트 뿐 아니라 전국 곳곳 현장에서 하자 문제가 불거져 곤혹을 치른 바 있다. 특히 얼마 전 불거진 원주 기업도시 이지더원 2차 아파트에서 발생한 옥상 누수 건이 대표적인 사례다.
지난해 10월 <증권경제신문>의 단독보도에 따르면, 2020년 7월 해당 단지에 입주한 B씨는 라인건설에 하자보수를 수차례 문의 및 요구했으나, 라인건설은 2년간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B씨는 단지 최고층 29층에 입주해 있는데, 옥상 누수가 발생하자, 지난 2021년 11월 본격적으로 하자보수를 요청했다고 한다.
그러나 당시 라인건설은 물이 얼어서 이듬해 봄에 하자고 했고, 봄이 되자 비가 오지 않아서 여름에 하자는 등 보수 처리 일정을 차일피일 미뤘던 것으로 전해졌다.
라인건설은 지난 9월20일이 돼서야 균열보수 및 옥상 우레탄 전체 시공을 완료, 10월 6일엔 누수에 따른 보수계획 건으로 공문을 보내 ‘세대 마감보수 계획’을 알렸다.
세대 마감보수 계획에는 △욕실 천장 전등 및 환풍기, 천장판 오염 △침실 1, 거실, 주방 및발코니 천장 오염 △주방발코니 가스배관 주변, 환기배관 주변 △주방 누수 부위 가구(상부장 1set, 하부장 1set) 교체 등의 내용이 담겨 있었다.
그러나 B씨는 라인건설이 이 같은 계획을 밝혀놓고도 보수 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있다는 게 B씨의 주장이다.
B씨는 “서울 본사까지 찾아가 담당 과장을 만났지만 곰팡이 핀 부분, 물 샌 자리, 싱크대 상부장 한쪽만 교체해줄 수 있다"는 답변만 받았다고 말했다.
입주민과 라인건설의 대립 사례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지난 2017년 9월 경기도 시흥 배곧신도시 이지더원 2차 아파트에서 입주를 앞둔 입주예정자들이 공사가 마무리 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입주를 거부한 일이 발생한 적이 있다.
당시 시흥시청에는 임시사용승인 등 준공허가를 반려를 요구하는 집단민원이 제기됐고, 일부 입주예정자들은 해당 관청 인터넷게시판에 임시사용승인을 반대하는 글을 올리면서 파장이 커졌다.
이밖에 △청북 이지더원 △송산시범시티 이지더원 △둔포 이지더원 △평택 이지더원도 비슷한 하자 사례가 나온 바 있다.
입주민 울리는 부실시공, 막을 수 없나
이처럼 크고 작은 잡음이 빈번하게 발생하다보니, 라인건설은 부실시공 논란이 일어나는 근본적인 원인을 짚어보고 적극적인 사후 대처를 해야 한다는 지적이 커지고 있다.
통상 아파트의 부실시공은, 건설사들이 공사기간을 정해진 기간에 맞추거나 마진을 남기기 위해 철골이나 마감재 등의 자잿값을 줄이는 등 날림공사를 하는 경우가 원인으로 꼽힌다. 이를 막기 위해선 1차적으로 건설사들의 양심적인 시공이 필요하다.
그리고 지자체의 빈틈없는 관리감독체계와 강도높은 제재 역시 필요하다. 그러나 지자채들은 단지 내 누수 나 타일 파손 등의 하자는 일반적인 수준으로 판단하며 그대로 준공승인을 내주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처럼 건설사의 존립을 우선시하는 경우가 빈번해지면, 결국 피해를 보는 입주민들만 늘어나게 된다. 입주민 입장에선 준공 전 미리 돈을 다 낸 상태라, 추후에 하자 문제가 드러나도 해결할 방법이 마땅치 않은 실정이다.
여기에 아파트하자 논란을 더 키우는 건 건설사의 부실한 사후 대처라는 시선이 따갑다.
분양이 주 수익원인 건설사들은 분양모집 당시 최상의 거주공간을 만들어 주겠다는 등 그야말로 ‘입주자 모시기’에 나선다. 그러나 막상 분양이 끝나고 수익이 채워지면, 건설사들은 입주민의 목소리에 안일하게 대응하는 경우가 허다한 실정이다.
입주 전 후 뒤바뀌는 태도는 결국 전체 주택시장에 대한 수요자들의 외면을 불러오고 더 큰 손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건설사들은 항상 인지해야 할 것이다.